[나카츠가와] 하늘로 향하는 여행자들의 산속마을 마고메쥬쿠(馬籠宿)
옛날 일본에는 에도와 쿄토를 잇는 두개의 길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태평양쪽 바닷가로 가는 토카이도(東海道)와 후지산위쪽으로 돌아가는 나카센도(中山道)가 있었어요. 각 길들에는 일정 거리마다 슈쿠바(宿場) 마을이 있어서 여행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어요. 조선시대에 있었던 역참마을과 같은 시스템이죠. 근대화가 되면서 철도가 깔리고 걸어서 이동하는 일이 별로 없다보니 이런 슈쿠바마을들도 쇄퇴를 하게 되었어요. 대부분 개발이 되면서 특히 토카이도같은 경우는 신칸센과 토메이고속도로와 겹쳐서 대부분 옛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나카센도의 일부는 워낙 산고개길이라 터널이나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정작 이 마을들이 망가지지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특히 키소(木曽)지역은 더더욱 외져서 이쪽의 슈쿠바마을들은 옛날 모습의 마을로 유명해졌어요. 그중 마고메쥬쿠(馬籠宿)를 다녀왔습니다.
예전부터 이 나카센도의 키소지방의 슈쿠바마을들은 모두 다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좀 소원을 풀었어요 ㅋ
나카센도 마고메쥬쿠라는 펫말에는 에도까지 80리반, 쿄토까지 52리반이라고 쓰여있었어요. 1리가 대략 4키로 정도니까 토쿄까진 320키로 정도, 쿄토까진 204키로 정도인 곳이 되겠네요.
전 아래쪽입구에서부터 올라가기로 했어요.
저 언덕위로 향하는 좁은길이 바로 나카센도에요. 옛날에는 사람과 말만 지나다녔는데 그래도 길폭이 좀 좁은거 같죠..
입구에는 여러 바구니와 공예품을 파는 가게가 있었어요. 이런 슈쿠바마을은 옛날 여행자들을 상대로 하다보니 삿갓이나 지팡이, 짚신을 팔던 가게가 인기였는지 이런 가게들이 꼭 있더라구요.
슈쿠바마을은 여행자들이 쉴 수 있는 숙박업소도 있었지만 행정망역할도 하기 때문에 관리의 주재소도 있었고 무역망이기도 해서 여러 상점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뭐랄까 제일 번화가? 최신 유행과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이기도 했죠 ㅋㅋ
마고메쥬쿠는 해발 800미터의 고지대에 있어요. 이 고개가 마고메고개인데 이 길을 따라 마고메고개를 넘어야 했어요. 마고메는 馬籠 말을 담는 바구니처럼 뜻풀이가 되는데 원래 일본의 옛날말에서 비롯된거고 한자는 음만 빌린거에요. 마는 고대 일본어에서 장소를 말하는 접두어에 코메는 깊은 계곡이란 뜻이었어요. 그러니 마고메는 깊은 계곡이 있는 곳이란 뜻이 되는게 바로 옆에 에나협곡이 있어서 이런 이름이 된게 아닐까 싶어요.
언덕위로 올라가야 했는데 길 양쪽엔 물이 흘렀어요. 비가온 다음날이라 수량이 많은거일수도 있는데...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고 눈이 녹아 스며든 지하수들이 위에서 흘러내려오거든요. 그래서 여름이지만 물이 찼어요.
이 물살을 이용해 물레방아도 돌리고 물을 집으로 끌어서 생활용수로 쓰기도 해요.
또 물을 끌어다 잉어를 기르는 집들도 있었구요. 옛날엔 양식을 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ㅋㅋ
길을 따라 올라갈수록 점점 길이 하늘로 향하는듯 느껴졌어요.
그리고 덥고 습한 날씨에 하늘로 향한 길을 걷다가 정말 하늘로 갈거같은 생각도 들구요 ㅋㅋ
마을우체국도 독특했요. 우체통의 색깔도 이런 풍경속에 있으니 튀어 보였어요.
마을의 건물은 대부분 가게들이에요.
특상품이나 기념품, 식당 등등.... 원래 역참마을은 여행객들을 위한 상업시설들이 모인 곳이니 어찌보면 지금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거겠죠.
걸으면서 여기 사는 사람들은 대체 차를 어찌할까 궁금했는데...
옆 우회도로로 차가 다닐 수는 있지만 길이 좁아서 큰차로 다니진 못할거 같아요.
슈쿠바마을은 8~9키로 마다 하나씩 있었는데요. 에도쪽으로 이 마고메의 다음 슈쿠바는 츠마고妻籠쥬쿠에요. 츠마고는 부인을 넣는 바구니란 뜻인데 비록 한자의 음을 빌렸지만 말을 바구니에 넣은 다음은 부인을 넣으니 그 다음은 뭘 넣을지 ㅋㅋ 츠마고쥬쿠로 이런 옛모습이 남아 있는데요. 나카센도의 슈쿠바를 걸어서 완주하는 코스가 인기이기도 한데요 편도로 3,4시간 코스라고 해요. 그리고 완주를 하면 완주 증명서도 준다고 하더라고요 ㅋㅋ 저도 늦가을같으면 선선하고 하늘도 파랗고 경치도 좋을거 같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마을끝까지 다 올라와서 언덕위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해발이 높은곳이라 역시 경치가 좋더라구요. 사실 윗사진에 구름에 가려 안보였지만 에나산恵那山이 저 방향에 있어요. 그리고 마고메를 뜻하는 깊은 계곡, 에나협곡도 있구요.
기대대로 너무 이쁜 마을이었어요. 보존도 잘되어있고 깨끗했구요. 특히 길을 따라 걷는게 하늘을 향해 걷는듯 착각하게 만드는 풍경은 정말 멋졌어요. 다만 올라온만큼 내려가야했지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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