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무라] 비극적인 운명의 여자성주가 있었던 이와무라성
몇년전인가 기후에 갔다가 이와무라에 들렀는데 비가 워낙 많이 와서 그냥 박물관만 보고 돌아갔었어요. 이와무라에는 산성이 있고 성하마을이 보존지구로 지정되어서 옛날 가옥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이번엔 날씨가 좋아서 마을도 걸어보고 산성에도 올라봤습니다. 이와무라는 후지산쪽의 산간지방에서 나고야쪽 평지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어요.
이런 지리적 위치탓에 옛날부터 주변세력간에 공방이 있었어요. 토야마가문이 지배했었는데 미노(당시 기후)의 사이토가문, 나고야의 오다가문, 산간지역의 타케다가문 사이에 줄타기 외교와 교역으로 잘버텨왔었습니다. 임업이 주업이었다고 해요.
지금도 목조건물이 많이 남아 있어요. 또 건물을 다시 수리할때도 목조로 당시를 재현하던데요. 버팀목은 옛날것을 그대로 그외는 새로운 목재로 고친 창고가 있었어요.
경관을 위해 전봇대를 없애고 라이프라인은 모두 지하에 묻었어요. 또 용수로는 에도시대의 용수로를 그대로 사용해서 항상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이 거리는 옛날 전국시대부터 이 마을의 메인스트릿이었는데요. 이 도로 끝 산위에 성이 있었어요.
이와무라성岩村城은 일본의 삼대산성중 하나로 뽑혀요. 그리고 또하나 유명한게 있는데..
여자성주란 청주입니다. 1700년대부터 팔리던 청주인데요. 달달하면서 깔끔한 맛으로 유명해요. 여자성주라고 하면 NHK의 대하드라마 여자 성주 나오토라가 유명한데 그전에 이와무라성의 여자 성주가 존재했었거든요.
그럼 이와무라성을 오르면서 여자성주의 이야기를 해볼께요. 이와무라성은 해발 700미터 좀 넘는 산에 지어진 성이에요. 원래 토야마遠山가문이 지배했었는데 나고야의 오다織田가문이 이곳과의 관계를 다지기 위해 정략결혼을 시킵니다. 이에 이곳으로 시집온 여성이 오다 노부나가의 고모로 오츠야노카타おつやの方라고 하는데 절세의 미인이라고도 불렸어요. 청주에 초상화가 쓰이고 있는데요.
...음
뭐 당시엔 미인이었겠죠 ㅋㅋ
신장의야망에서는 이런 얼굴이에요.
"오다 노부나가의 고모. 토야마 카게토오의 부인. 아이없이 남편이 죽어서 이와무라성주가 된다. 타케다신겐의 서상작전이 시작되자 아키야마 노부토라와 결혼해 타케다가로 돌아섰다"
이와무라성주였던 오츠야의 남편이 후계자가 없이 죽자 노부나가는 자기의 어린 다섯째아들을 성주로 만들 생각으로 오츠야의 양자로 보내며 오츠야를 후견인으로 자기아들이 어른이 될때까지 성주로 임명합니다.
그러던중 타케다 신겐이 쿄토로 진격하기 위해 서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당시 이쪽을 공략하던 자는 타케다군의 맹장 아키야마 토라시게였어요. 그전부터 공방이 있었고 그러던중 토라시게가 오츠야에게 반했다고 하더군요. 근데 토라시게도 되게 미남으로 유명했었어요.
신장의 야망에선...
"타케다가신. 에나군을 통솔했다. 토쿠가와 이에야스에게 타케다군의 맹우라고 불릴정도로 맹장. 이와무라성에서 노성하며 오다 노부나가군과 싸우나 패배해 포로가 되어 처형당했다"
타케다 신겐이 상락을 위해 본격적으로 서쪽으로 진격합니다. 본진은 이에야스가 지배하던 바다쪽 길로 진격하고, 토라시게는 다시 이 미노쪽으로 진격하게 되죠. 노부나가는 당시 여기저기서 동시에 공격을 당해 원군을 보낼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어요.
토라시게는 농성을 하던 오츠야에게 결혼을 하자고 합니다. 모두 살려주겠다고 하면서요. 오츠야는 노부나가의 아들이자 자기 양자를 나중에 성주로 해달라는 조건을 걸고 항복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와무라는 타케다가 지배하게 되고 토라시게는 성주로 임명되었죠. 노부나가의 아들은 카이로 보내져 인질이 되었어요.
토라시게는 이와무라성을 더더욱 발전시켰다고 해요. 마을과 석축을 정비해서 타케다군의 중요거점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곳곳의 우물이 아직 남아 있어요. 마시면 안된다고 써있구요 ㅋㅋㅋ
타케다 신겐이 급사하고 아들 카츠요리가 물려받은후 아버지의 유언을 무시하고 이에야스를 공격합니다. 지금까지 원군을 제대로 못보내 당하기만 했던 노부나가가 진짜 열이 받았는지 끝내버리겠다고 천개의 총포(노부나가측의 기록에는 삼천개라고 해요)와 대군을 보내죠. 이게 타케다가문의 멸망과 직결되는 長篠の戦い나가시노의 전투에요. 총포의 연발공격에 타케다의 주력인 기마대가 전멸을 했죠. 또 타케다의 많은 장수들이 전사했구요. 또 이와무라성도 포위를 당합니다.
오개월을 버텼는데 원군을 요청해도 눈땜에 어려웠다고 해요. 그래서 토라시게가 병사들을 살려주는 조건으로 항복을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열받은게 많은 노부나가는 약속을 어기고 병사들을 모두 죽입니다. 또 토라시게는 형틀에 묶여 처형을 다하고 오츠야 역시 형틀에 거꾸로 묶여 처형을 당합니다.
노부나가의 분노조절장애가 극에 달하던 시기이긴 했는데요. 고모인 오츠야마저 같은 형벌로 죽인게 의아한 일이긴해요.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한데 노부나가는 어머니한테 학대를 받고 자라서 그런지 컴플렉스가 있었어요. 나이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싶어하고 좋아했었죠. 그래서 자식들도 대부분 연상의 미망인들이거나 그런 경우도 많고요. 오츠야도 그런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했던게 아닌가.. 그래서 배신감이 더 커서 저랬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부나가는 이와무라성에서 숙적이었던 타케다의 멸망을 보고받았다고 해요.
천천히 오르기 딱 좋은 높이였는데요. 여기 올랐을때 뒷편에 덩그러니 있던 나무가 인상깊었어요.
엄청나게 큰 높이의 삼나무였는데 아래부분의 가지는 없고 산의 정상보다 높게 올라와 있었는데 이게 근데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그때 그 웅장함이 하나도 안느껴지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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