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츠카와] 가난한 영주의 웃픈 사연의 성 苗木城나에기성

기후岐阜현에는 재미있는 성들이 많은데요. 그중에 제일 독특하다고 생각되는게 나에기성苗木城이에요. 미노의 마추피추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산간지방에서 평지로 내려오는 길목 산위에 있던 성이에요.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지난번에 구죠하치만에 들르는길에 올라가봤습니다.

650미터 20분이라고 쓰여있는데 실제론 좀 더 걸려요. 가벼운 등산이라고 생각하면 될거 같구요. 올라가면서 이 성의 역사와 황당한 이야기들을 말씀드릴께요.

이 성에 대해서는 어이없는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고 있어요. 먼저 이곳을 지배하던 가문은 遠山토야마가문이었는데 토야마가문이라고 하면 미노의 호족으로 노부나가가 기후를 얻는데 큰 기여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노부나가는 토야마가문에 이 지방을 맡겼었어요. 거성은 이곳 나에기가 아니라 이와무라성岩村城였습니다.
[이와무라] 비극적인 운명의 여자성주가 있었던 이와무라성
몇년전인가 기후에 갔다가 이와무라에 들렀는데 비가 워낙 많이 와서 그냥 박물관만 보고 돌아갔었어요. 이와무라에는 산성이 있고 성하마을이 보존지구로 지정되어서 옛날 가옥들이 많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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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가 주변 대명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을때 이와무라와 나에기 역시 카이甲斐의 타케다 신겐武田信玄의 공격을 받아 함락됩니다. 이때 토야마가문은 타케다가문에 항복을 했어요.

신겐이 죽은후 노부나가와 이에야스는 신겐의 아들 카츠요리勝頼를 長篠の戦 나가시노의 전투에서 거의 전멸시키고 이곳 나에기성 역시 노부나가에게 함락됩니다. 이때 토야마가문은 하마마츠의 이에야스에게 망명을 해요.
15분정도 숲길을 걸으니 큰 언덕이 나오고 언덕위에서 나에기성터가 보였어요.

산 정상에 석축이 조금있고 저게 진짜 성인가 그냥 산인가 싶은 형태였어요 ㅋㅋ
세키가하라합전이 일어날때 이에야스는 토야마 토모마사遠山友政에게 군사를 주며 나에기성을 공략하게 합니다. 그리고 토모마사에게 나에기성을 맡기게 되었죠. 이렇게 빼았겼던 성을 오랫만에 되찾게 된 토야마가문... 그리고 1만석에 봉해집니다. 토모마사를 신장의야망에서 보면 이래요.

인물설명을 보면..
"미노의 호족. 나에기성주. 토모타다의 아들. 카나야마성주 모리 나가마사와 싸우고 이탈한후 토쿠가와 이에야스에게 감. 세키가하라 합전에선 동군에 속해 카와지리 히데나가를 물리치고 거성을 탈환했다"
능력치는 참 어디 쓰기도 뭐한 능력치지만 오랜 고생끝에 성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1만석짜리(?) 영주라는거 였어요. 보통 성을 유지하려면 3만석은 되어야 재정적으로 감당이 되는데 1만석은 그냥 작은 고을 하나 정도거든요 ㅋ 석고순으로 나열한 성주의 목록도 최하가 2만석이에요.
한때 명문가문이었으니 성이 갖고 싶은 마음이...

그래서 그는 가장 경제적인 성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 산봉우리에 성과 비슷한 건축물을 만들기로 한거에요.

큰 암석으로 된 산봉우리를 활용해 적은 석축으로 성을 만들었어요. 남는 공간 곳곳에 건물을 설치했구요. 아래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망루로 쓰던 곳이에요. 저렇게 좁더라도 평지가 나오면 다 시설을 만들고 건물을 세웠구요.

산위라서 역시 높이는 높습니다. 주변 키소강으로 둘러쌓여있어서 어찌보면 천혜의 요새처럼 보이기도 해요 ㅋㅋ

그리고 천수는 지을려면 비용이 많이드니 산봉우리의 암석에 받침대를 세우고 그위에 작은 공간을 만들었어요.

이 아이디어는 쿄토의 키요미즈테라에서 따왔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저 위는 전망대가 있어서 주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아.. 근데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정말 무섭더라구요 ㅋㅋ 저 받침대를 못믿겠어요 ㅋ
나에기성은 붉은 벽의 성으로도 불렸는데요. 저 강에 용이 살았는데 흰색을 싫어해서 밤이 되면 올라와서 성의 흰벽에 입김을 불고 그 입김에 붉은색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어요. 그런데 이건 벽의 색이 벗겨지면서 흙벽이 들어나서 수리를 해야하는데 그 돈이 없어서 벽에 흰 칠을 못했다는게 창피해서 일부러 저런 전설을 만들어서 주민들에게 퍼트린거라고 전해집니다 ㅋㅋ
그리고 제일 황당한건 물이에요. 이런데다가 성을 지어놓으니 우물을 파도 물이 안나오고 물이 없으면 농성에서 금방 항복할 수 밖에 없죠. 일단 우물은 있는데 거의 무용지물이었어요.

그래서 묘책을 생각해냅니다.

천수 바로 밑에 큰 바위가 있는데 이게 馬洗岩우마아라이이와 = 말을 씻는 바위로 불려요. 이위에 말을 올려놓고 쌀로 씻는척을 하면 그 쌀이 햇빛에 반사가 되어서 산아래서 보면 물로 씻는듯 보이게 된데요. 그래서 적에게 물이 충분하다는 과시를 해서 사기를 떨어뜨리면서 물이 있다고 뻥을 치는 용도로 썼다고 전해져요 ㅋ
참 황당하죠 ㅋㅋ
일본 역사에서 1만석의 성으로는 유일하게 나에기성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아.. 참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성이 갖고 싶었을까 싶구요 ㅋㅋ
그래서 개인적으론 일본의 여러 성중에 황당한 성 랭킹에 2위로 이 나에기성을 꼽곤 합니다 ㅋㅋ
근데 게임 신장의야망을 하다보면 이 나에기성이 리얼하게 재현되어 있어서 신기했어요.

마을과 성의 위치를 잘알 수 있게 표현했더라구요.
가난한 영주의 웃픈 성이지만 경치하나는 정말 좋았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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