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 오이타의 작은 쿄토 日田豆田 히타마메다
재작년에 친구가 후쿠오카에 와서 보러갈려고 했어요. 그런데 일정이 홋카이도에 갈때랑 미묘하게 겹쳐서 결국 홋카이도에서 오는날 바로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로 잡았었어요. 그래서 아침은 삿포로, 점심은 토쿄, 저녁은 후쿠오카에서 먹는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든 하루를 보내는구나 했는데 아.. 망할 후쿠오카행 비행기가 마지막비행기였는데 문제가 생겨서 다음날 아침에 출발한데요. 물론 특급호텔에서 재워주고 다음날 아침도 챙겨주고 그래서 화는 풀렸지만 ㅋㅋ 후쿠오카공항에서 친구를 만나 렌타카로 바로 떠났습니다. 그 친구가 추천한 곳이 오이타의 히타마메다였어요.
오이타大分의 日田豆田히타마메다는 오이타시와 후쿠오카의 久留米쿠루메의 중간쯤에 있는 작은 도시인데. 중요문화재로 등재된 전통가옥이 모여있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큐슈의 작은 쿄토라고도 하더군요. 전통가옥을 잘살린 상점가였어요.
차를 커다란 술조장주차장에 세웠는데 견학이 무료였거든요. 그래서 차를 세워놔도 눈치가.. ㅎ
薫長쿤쵸라는 주로 청주를 만드는 곳이었어요. 1702년에 세워진 조장에서 시작된 술조장이라고 하는데요. 사진에 보면 죽통에 天領日田豆田텐료히타마메다라고 쓰여있는데 이 天領텐료라는건 에도시대 에도막부의 직할영지를 뜻해요. 그래서 이곳은 그 직할영지의 성하마을로 발달되었고 그 가옥들이 남아 보존지구가 된것이구요. 텐료, 천령이란 말은 일왕의 직할지라는 말인데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정권이 막부에서 일왕에게 옮겨가고 그러면서 막부의 직할지에서 일왕의 직할지가 된거에요.
개인적으로 전통적인 술, 된장의 조장건물들을 좋아해요. 蔵쿠라라고 부르는데요. 건물들이 멋지고 박력있거든요.
저장소로 쓰이기 때문에 벽은 습도에 강하고 보온보습, 환기를 위해서 여러 전통적인 장치들이 숨어있어요.
특히 제일 좋아하는게 煙返し케무리카에시라고 창틀인데요..
닫았을때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계단처럼 틀을 만들어서 고정시킵니다.
술조장, 술가게의 상징인 스기타마(https://zlab.jp/164)가 걸려있어요.
마음껏 시음도 할 수 있었지만 운전을 해야해서 아쉽게도 ...
쿤쵸 공식홈페이지 : https://www.kuncho.com/
친구가 오래된 커피집이 있는데 거기서 커피를 한잔하자고 했어요. 珈琲談議所 嶋屋 커피담의소 시마야라는 가게였습니다. 오래된 건물이었요. 아니 정말 오래된 건물이었어요.
무려 160년이상된 상가가옥이었다고해요. 나이든 마스터가 안쪽에 정원도 있고 2층도 있으니 한번 둘러보라고 하더군요.
비가와서 정원을 둘러볼 순 없었지만 운치있고 좋았어요.
좁은 계단으로 올라간 2층도 전형적인 반층짜리 상가가옥의 높이였어요.
시계는 오래되었지만 현역이었어요.
둘러보고 내려오니 주문한 당고커피가 나와있었어요.
콩가루와 단팥을 올린 떡과 단무지, 그리고 커피였어요. 이상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
커피가 산미가 없고 향이 좋은 옅은 쓴맛,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커피의 맛이었어요. 쓴맛 단맛 짠맛 ... 정말 좋은 조합이었어요. 가게의 분위기나 나이든 마스터의 상냥함...
다만 2년이 지난 지금 궁금해서 가게를 다시 찾아보니 이 마스터가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정말 안타까워요.
그리고 2022년에 방문했을땐 폐업했더군요.
생각해보니 순서가 바뀌었어요. 점심을 안먹고 커피를 먼저 ㅋㅋ 친구가 장어=우나기도 유명하다면서 우나기를 먹자고 했어요. 黒田쿠로다라는 오래된 우나기가게에 갔습니다. 저는 배가 그다지 안고파서 (아침에 호텔에서 싸준 도시락이 너무 푸짐했어서요..) 제일 작은 우나기동을 시켰어요. 근데 ㅋㅋㅋ 아니 너무 빈정상하게
세조각 ㅋㅋㅋ
별 기대를 안하고 친구를 따라왔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동네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