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도] 푸짐한 해산물에 고래고기까지 들어간 나가사키 히라도의 명물 짬뽕
오랜만에 나가사키長崎의 히라도平戸에 다녀왔어요. 히라도는 나가사키현의 북서쪽에 있는 섬인데요. 옛날에는 네델란드와 교역을 하던 무역항이었어요. 그래서 란학이라고도 하고 그 서구문화가 제일 빨리 유입되던 곳이기도 하구요. 또 후에 탄압을 피해 천주교도들이 몰려와서 숨어들었던 곳으로도 유명해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데요. 올때마다 들렀던 가게에서 히라도의 명물 히라도짬뽕을 먹었어요.
이치라쿠一楽라는 식당인데요. 히라도의 중심에 있고 100년 가까운 역사의 오래되고 작은 가게에요. 예전에 경트럭을 타고 해안가를 따라 일본을 일주하며 이거저거 동네의 맛있는걸 먹는 여행프로에 등장해서 알게 되었어요.

정말 모든게 다 있을 정도로 ㅋㅋ 메뉴가 엄청나게 많아요. 그중에 히라도짬뽕이 제일 인기구요.

점심시간이 끝날무렵에 가서 두팀이 있었어요. 만화책도 많고 우산도 공짜로 빌려주고 동네 음식집같은 느낌이었어요. 전화박스 모양의 귀여운 젓가락통도 정감이 가구요 ㅎ

여러 짬뽕들이 있는데 그중 여러 해산물이 들어간 大漁ちゃんぽん 타이료챰퐁을 항상 시켜요. 타이료는 만선을 뜻하는데요.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해산물들이 들어가거든요.

우치와 = 부채새우도 들어가는데 이게 2,3월에만 먹을 수 있어요. 없으면 그냥 큰 새우가 들어가는데 딱 한번 먹어봤어요. 폼은 나는데 살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ㅋㅋ
"부채새우는 시기에 따릅니다.(2~3월) 재고가 없어지면 큰 새우로 바뀝니다. 살짝 매운맛과 고래고기, 해산물도 가득들은 바다의 풍미라 딱 맞습니다"

와... 푸짐하죠? 위에 검은 것들과 흰 고기같은게 고래고기에요. 국물은 닭고기국물과 날치국물이구요. 야채도 많이 들어서 국물이 달달하고 시원해요. 사실 매운맛은 잘모르겠어요.

고래고기는 식감만 남아 있어요. 가끔 고래고기의 회나 베이컨은 냄새가 날때가 있는데 냄새도 맛도 사실 잘 못느낄 정도였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여러재료와 함께 먹을때 제 역할을 하더라구요.
사실 짬뽕은 일본의 서쪽끝 나가사키에서 시작되어서 동쪽으로 조금씩 퍼져가던 면요리의 기본적인 형태였어요. 반대로 동쪽끝에서 서쪽으로 조금씩 퍼지던게 탄멘, 탕면이구요. 이 두 면요리가 퍼져가면서 조금씩 변형이 되가서 각 지역에 특화된 면요리가 되었어요. 나가사키시의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된 챰퐁은 해산물위주의 순한 맛의 면요리인데 이게 바뀌면서 퍼져가다보니 오사카와 쿄토를 지나 오우미에 가면 해산물은 전혀없는 라멘처럼 되가며 오우미챰퐁으로 불리기도 해요 ㅋㅋ
나가사키현 안에도 다양한 로컬짬뽕이 있는데 히라도 짬뽕도 그중 하나에요. 특징은 닭고기국물과 날치국물을 쓰고, 면이 아주 굵어요.

보통 챰퐁의 면 자체가 원래 굵은데 히라도짬뽕은 더 굵어요. 이게 공통적인 특징인데 사실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는게 아니라 히라도가 섬이다보니 같은 제면소의 면을 써서 그런거에요 ㅋㅋ
날치국물이 원래 좀 달달한데 거기에 양배추도 많고 시원하고 달달한 국물이 양이 저렇게 많은데도 가볍게 먹을 수 있어요.

원래 발음은 ちゃんぽんchampon, 챰퐁인데 이게 짬뽕이 되어서 사실 한국의 짬뽕과 너무 다르니 딱 하나로 맞춰서 쓰기가 애매해요. 여기선 계속 챰퐁으로 말하다보니 ㅎ 재밌는건 일본에서도 뭘 섞는걸 챰퐁한다고도 해요.
히라도가 가기쉬운곳이 아니라 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정말 좋아하는 가게에요.
이치라쿠
공식홈페이지 : https://itiraku.sakura.ne.jp/
영업시간 : 11시부터 15시, 18시부터 21시
월요일은 쉽니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고토열도] 후쿠에섬 할머니의 나가사키짬뽕
[고토열도] 후쿠에섬 할머니의 나가사키짬뽕
2022.12.10나가사키에서 떨어진 고토열도는 옛날 에도시대때 박해박던 천주교도들이 숨어살던 곳으로 유명해요. 배를 타고 도망가다 해안가에 살만한 평지가 보이면 한가족이 내리고 거기서 성당을 만들고 자체적으로 신앙활동을 하고… 그러다보니 곳곳에 오래된 성당이나 지금 카톨릭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의 문화가 많이 남아 있어요. 나가사키항에서 페리로 3시간 좀 넘게 걸리는 곳이구요. 사실 올때마다 여기 또 올일은 없을거니 다 봐두자….라고 하고 결국 무슨일로 오게되고 하다보니 이번이 세번째였어요. 일을 보다가 좀 피곤하고 몸상태도 안좋고해서 페리터미널로 일찍왔다가 그래도 점심은 먹어야할거 같아서 나왔어요. 터미널근처는 좀 관광객식당같아서 맘에 안들고 그래서 마을쪽으로 좀 걸어올라가다보니 오래된 건물이 눈에 들어왔어요. 평안… -
[히라도] 사찰과 성당이 함께 보이는 히라도의 풍경
[히라도] 사찰과 성당이 함께 보이는 히라도의 풍경
2022.07.24몇달전 큐슈에 갔을때 오랜만에 나가사키의 히라도平戸섬에 갔었어요. 히라도섬은 큐슈의 북서쪽에 있는 섬인데 육지와 가까워서 다리로 이어져 있어요. 이게 쉽게 헷갈리는게 일본에서도 보통 다들 섬을 히라도라고 부르는데 사실 히라도는 일부 육지도 포함되어 있어서 섬을 지칭할땐 정확히는 히라도섬이라 구분해야 하나 보더라구요. 히라도의 중심가는 시청과 항구 있는 지역인데 시청을 옛날 히라도성으로 이어지는 길에 있어요. 히라도성과 마을을 잇는 다리가 있는데 안경다리가 히라도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하구요. 그리고 상점가가 있는데 에도시대때의 오래된 건물들도 많이 남아 있어요. 물론 지금도 현역이구요. 히라도는 1500년대부터 유럽과 교역을 하던 무역항이었어요. 포르투갈과 네델란드를 중심으로 유럽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유… -
[히라도] 일본시골휴게소의 곤충식품자판기
[히라도] 일본시골휴게소의 곤충식품자판기
2022.04.16나가사키 히라도에 갔었어요. 히라도에서 나와서 사세보로 가는길에 국도변의 휴게소인 道の駅미치노에키가 있어서 잠깐 들렀습니다. 히라도에서 동네 단골세탁소 아주머니에게 뭘 하나 사다드릴려고 했는데 까먹고 있어서요. 오랜단골이라 친절하시고 잡담도 많이 하시고… 그 아주머니가 히라도 출신이셔서요. 그래서 미치노에키를 찾다보니 히라도외곽에 있는 田平타비라에 미치노에키가 있었어요. 곤충의 마을 타비라… 타비라에는 커다란 곤충생태공원이 있어서 이런 별명이 생겼는데 이 휴게소에 아주 독특한 자판기가 있었어요. 곤충식(품) 자동 판매기! 구글맵의 평을 보니 명물자판기라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더라구요. 가격은 천엔정도였는데요. 여러종류의 귀뚜라미와 매운맛 귀뚜라미, 귀뚜라미 쿠키등등 귀뚜라미 식단들과… 땅강아지, 방… -
[고토열도] 나가사키 최고의 해변 高浜 타카하마
[고토열도] 나가사키 최고의 해변 高浜 타카하마
2018.05.07長崎나가사키현 五島列島고토렛토 = 고토열도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사는 섬이고 중심인 福江후쿠에섬은 카톨릭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서 살았던 유적과 성당들도 유명하지만 아름다운 바다로도 유명합니다. 후쿠에시내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가면있는 高浜타카하마 해수욕장은 나가사키에서 제일 아름답다고도 하고 일본의 해변 백선, 그리고 주변 도로도 일본의 길 백선에 뽑혀서 여기저기 안내자료에선 "일본 최고라고 할 수 있는…."라는 형용어구를 붙혔더군요. (하지만 동양최고라고 하는 요나하마에하마(http://zlab.jp/256)에는 지는듯…. ) 백사장이 넓고 바다와 높이차가 크지않아서 하얀모래색과 푸른 바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짙은푸른 바다의 색이 그라데이션처럼 보여요. 편의시설은 지자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관리가…
댓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