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일본고대의 수세식(?) 화장실에서 알게된 것

몇달전에 아오모리에 가는길에 아키타성 유적을 보러갔다가 화장실 유적이 있다길레 보러 갔었어요. 고대의 수세식 화장실이라고 써있어서 어떤 방식인가 궁금해지더라구요. 옛날에는 화장실을 かわや카와야라고 하는데 한자 표기는 厠, 川屋, 交屋, 厠舎등등이 있어요. 보통 厠으로 많이 쓰이는데 측간할때 그 측의 한자에요.
이 화장실 유적은 1995년에 아키타성터의 발굴조사를 할때 발견되었다고 하는데요.

형식은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그게 경사 밑으로 내려가는 형식이에요. 물을 이용해서 내려보내는 수세식 시스템은 지금과도 비슷했는데요. 진짜 화장실에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ㅋㅋ 안에는 유적이니까 진짜 일을 보진 말라고 써있었어요.

구멍위에서 일을 보고 항아리의 물을 내리는 수세식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유적에서는 籌木츄기라는 나무파편이 같이 나왔데요.

일을 본후엔 저 나무젓가락같은 걸로 닦았다고 합니다.
재미있는건 화장실 유적에서 나온 변의 성분들이였어요. 이 화장실은 나라시대의 유적이라는데, 나라시대는 서기 700년대거든요. 당시 여기서 사람들이 어떤걸 먹었는지 가늠할 수 있어요. 변에서 나온 씨라든가 기생충알로 당시의 식생활을 추측해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좀 재밌는걸 발견했어요.

일단 여기서는 잉어같은 담수어를 먹었을때 들어오는 기생충알이 발견되었는다는데 바다에 있는 이곳에서 민물고기를 먹는 일은 없었을테고 그래서 이곳은 잉어를 먹던 쿄토쪽에서 온 귀빈들이 사용한게 아닌가하고 추측된다고 해요. 성에서 이 부분은 외부에서온 손님들이 쓰던 화장실고 근처에 영빈관이 있었던게 아닐까하는거죠.
더 재미있는건 돼지 기생충이었어요. 이게 아주 흥미로운데요. 고대 일본에서는 돼지고기가 없었어요. 양돈은 대륙의 축산문화였다고 하는데 돼지에서 나오는 기생충들이 발견되었다는건데요. 화장실 유적에서 돼지기생충의 경우는 후쿠오카와 이곳이 유일했다고 해요. 그건 당시 한반도나 중국측에서 온 사람들도 썼던 증거라고 해요.
실제 아키타쪽은 흑조(쿠로시오해류)때문에 당시 뱃기술로는 동해를 건너기가 한반도의 남쪽에선 어렵고 북쪽에서 내려와야 했다는데요. 그때 발해와 빈번히 교류를 했었다고 해요. 또 발해의 유민들이 바다를 건너 아키타쪽으로 내려왔다고도 하구요. 1200년대만 해도 일본내에서도 이곳은 오랑캐(蝦夷 에미시)가 사는 곳으로 불렸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키타, 아오모리쪽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억양이 강원도 사투리나 연변사투리같요 ㅋㅋ 귀에 잘들어와요. 무슨말인진 모르겠는데 ㅋㅋ 말 자체도 이질적이고 억양도 달라서 이쪽 사투리는 일본내에서도 외국어로 취급받고 있죠 ㅋㅋ 또 이 동네는 기본적으로 사람들 기럭지가 일본의 보통 크기보다 확실히 커요.
그래서 막연한 추측이지만 아키타, 아오모리쪽은 고구려와 발해에서 오래전 떠난 유민들이 정착했던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이게 싼게 떨어져서 쌓이니 냄새는 무지 났었을거 같아요.

그런데 이 화장실이 확실히 고위신분층이 썼다는게 15세기까지만해도 이런 시설을 쓸 수 있던건 정말 고위층이고 일반적인 좀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나 요강을 썼었거든요.
사실 아키타성터가 성으로썬 별로라 실망하고 돌아가려다가 화장실이나 보고가자고 간건데 이런저런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예전에 유전자상동성 분석으로 일본인의 평균 혈통이 오키나와나 아이누보다 제일 유사한게 한국인의 평균이었다는게 인상적이었는데 이렇게 과학적으로 밝혀지는 사실들이 역사서물보다 더 신빙성있고 설득력도 있는거 같아요. 아니 똥에서 발견된 기생충알에서 이런 사실들이 밝혀지다니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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