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마지막 바다놀이
항상 함께 다니는 동생들이 있어요. 대학후배들이기도 하고 학생땐 한국도 데려가고 그랬었구요. 여행을 가거나 낚시도 함께 가곤 합니다. 더 쌀쌀해지기 전에 낚시를 가기로 했어요. 원래는 미우라의 松輪마츠와라는 곳에 가곤 해요. 지난번 바다의날 놀이에 이어..
바다의날 연례 바다놀이
7월 23일은 바다의날로 일본의 공휴일입니다. 매년 바다의날이 되면 놀러가는 바다가 있어요. 미우라반도 끝에 있는 마츠와, 거기서 좀 더 들어가는 高磯타카이소라는 해안입니다. [미우라] 나만
zlab.jp
이번엔 파도가 좀 덜한곳으로 가자해서 옆 城ヶ島죠가시마라는 섬으로 정했습니다. 섬이라고 해도 다리로 연결되는 곳이에요.
장소가 여러모로 편한 곳이라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해가 뜨기전에 도착했어요. 랜턴을 비추며 적당한 장소를 찾았죠.

별보고 잡담을 하다보니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사실 이때가 잘잡히는 때라 슬슬 준비를 했어요.

앞에는 섬이 있어서 파도도 잔잔했습니다. 사실 이런 곳은 큰 물고기들이 안들어와서 저는 반대했는데 자리가 편하다는 다수의 주장에 밀려 궁시렁거리며 낚시대를 던졌어요ㅋ

아직 해는 안떴는데 주변 바위들에 낚시꾼들이 등장하시 시작하더군요. 주말이라 역시 사람이 많았어요. 코로나에 안전한 레져이기도 하니 ㅋㅋ
한 녀석이 メジナ메지나 = 벵에돔을 잡았는데 크기가 꽤 컸어요. 게다가 검은거! 검은게 갈색보다 가치가 더 높거든요.

예전에 작은 검은 메지나를 잡은적이 있는데 집에서 길렀었어요. 되게 이쁘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전 메지나는 잡히면 무조건 놔주는데 잡은 동생은 절대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ㅋㅋ 이 정도 크기면 회로 해야한다고 ㅋ
배가 고파져서 물을 끓였습니다.

우동을 머릿수당 하나씩 가져왔는데 곤로가 하나라 하나끓여 한명씩 먹었어요.

아... 평소엔 별거아닌 우동도 이렇게 바다에 앉아 먹으니 정말 맛있더군요. 쌀쌀했는데 딱이었구요 ㅋㅋ
6시가 되자 해가 뜨고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더워지구요.

아까 잡은 정어리를 다시 바늘에 꿰서 바다에 던져왔어요. 좀 큰게 잡히지 않을까하고요. 사실 マゴチ마고치(한국에선 뭐라하는지 잘;;)를 잡을려고 던져놓은거였는데요. 방치해놓고 방울을 달아놨어요. 다들 각자 자기 낚시를 하던중 갑자기 방울이 울리기 시작했어요. 엄청난 힘으로 잡아 땡기더라고요. 와.. 엄청난 파이트!! 저희 네명이 돌아가며 당겼죠. 정말 기대하며 끌어올렸는데..
아....
수면위로 올라온 순간 다들 낙담했습니다.
괴물이 올라왔어요 ㅋㅋ

1미터는 넘는 ウツボ우츠보 = 곰치가 올라왔어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이빨을 보이며 난동을 피는데 신고지라의 한장면이 생각나더라고요. 잠시 이걸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이걸 조리할려면 손해가 더 크다 다들 들고 기념사진이나 찍고 바다에 돌려보내자라고 하는데 입에 집게를 물려서 사진을 찍고나니 또아리를 틀어서 집게를 안놓고 또 난리를 쳤어요. 세명이 달려들어 뜯어서 바다에 돌려보냈습니다.
이미 힘 다 빠지고 무슨 참치라도 잡은거 같다며 달성감에 더 뭐 할 생각이 안들었어요.
"이럴땐 밥이나 먹자"

매번 바다에 오면 동키호테에서 브라질 쏘세지를 사서 구워먹는게 언젠가부터 룰(?)이 되었어요. 닭꼬치도 굽고 맥주캔을 비웠죠.

바다에선 뭘먹어도 자도 하다 못해 아무것도 안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파도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으면 걱정근심이 다 날라가거든요. 머리아프고 힘들땐 바다에 오곤 했어요. 그게 이 미우라의 바다기도 하고요.
[미우라] 나만의 高磯타카이소
三浦미우라 반도끝에 있는 高磯타카이소라는 바닷가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바다입니다. 예전에는 에노시마江ノ島가 보이는 鵠沼쿠게누마해안을 제일 좋아했는데 한 5년전부터는 이곳이 더 좋
zlab.jp
햇살도 강렬해졌고 전 낚시를 관두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12시쯤이 되서 철수했습니다. 못먹는 물고기, 작은거, 난폭한거(..)는 걸르고 오늘의 성과를 보니 벵에돔에 정어리가 40마리 정도 됬어요. 바다앞에서 골뱅이를 좀 샀구요.
그리고 오다가 항상 들리는 직판장에서 ブリ부리 = 방어의 뱃살과 성게알, 그리고 원래 잡고 싶었던 マゴチ마고치랑 맛이 비슷한 ホウボウ호보(이것도 한국에서 뭐라하는지는 잘;;;)를 사왔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 함께 조리를 했습니다. 이렇게 함께 다니다보니 다들 역할이 정해져요. 비늘까는 역할, 내장빼는 역할, 잘라내는 역할.. ㅋㅋㅋ 다른건 회로, 정어리는 튀겨먹기로 했어요.

튀겨진걸 건져내고 있는데 동생 하나가 옆에서 보더니
"乃木坂みたいですね!(노기자카같네요!)"라더군요.

ㅋㅋㅋㅋ
카즈밍 미안...

항상 이렇게 같이 먹다보니 멍게나 소라를 먹을때 일본애들도 초고추장을 찾아요 ㅋㅋ 회는 겉엔 ブリ부리 = 방어, 그 안쪽엔 ホウボウ호보, 그리고 위쪽에 좀 있는게 잡았던 マジナ메지나 = 벵에돔인데요. 정어리튀김도 그렇지만 항상 직접 잡은 물고기 = 더 희생해준 물고기가 제일 맛있어요.
더 쌀쌀해질테니 금년 낚시는 이걸로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밤에 다들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니 집에서 비린내가 진동을 하더군요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금년 한해도 감사했습니다.
금년 한해도 감사했습니다.
2020.12.30안녕하세요 정말 드문 한해였습니다. 신년엔 제발 빨리 일상이 돌아왔으면 합니다. 건강하세요. -
금년도 연하장의 문제
금년도 연하장의 문제
2020.12.24매년 이 시기가 되면 일본의 연하장 관습에 투덜되는 포스팅을 하곤 합니다 ;;;; 받으면 기쁠수도 있지만 연말에 사람잡는 일본의 연하장 구정이 없는 일본은 신정을 대대적으로 설로 지내서 대부분이 오늘부터 신정연휴에 들어갈거에요. 그리고 일상이 시작되는건 1월6일 월요일. 아마 그래서 이번에 가장 쏠쏠한 연휴라고도 하는 zlab.jp 일단 아는 분들에게 연하장을 보내야하는데, 기본적으로 전 한 해에 찍은 사진중 제일 연하장 사진다운걸 골라서 쓰곤해요. 그런데 금년은 코로나때문에 어디 돌아다니지도 못했고, 그나마 나갔던 곳에서도 연하장스런 사진은 한장도 못찍고… 그래서 사진 폴더를 한참봤었는데요. 2021년 연하장은 그냥 작년 사진을 그대로 쓰기로 했어요. 2020년도 연하장사진이 더 절실하게 와닿았어요…. -
오다와라에서 들른 어항의 역(?)
오다와라에서 들른 어항의 역(?)
2020.10.18음… 근데 漁港の駅어항의 역이라고 하니 진짜 이상하네요 ㅋㅋ 예전 아는 형과 오다와라에는 먹을만한 것도 볼만한 것도 그다지 없다는 얘기를 하다가 그 형이 바이크투어링으로 오갈때 들르는 곳이 있는데 한번 가보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게 이 漁港の駅TOTOCO小田原 어항의 역 토토코오다와라인데요. TOTOCO는 TOTO=とと는 생선을 말하고 CO=港항구에서 만든 말 일거에요(추측!) 무슨무슨 역은 고속도로외에 있는 휴게소같은 곳에 주로 쓰는 명칭이구요. 오다와라에서 유가와하라나 아따미쪽으로 이어지는 해안에 있어요. 경치는 좋을 거 같고 홈페이지를 보니 음식들이 진짜 맛있게 보였어요. 漁港の駅 TOTOCO小田原 www.totoco-odawara.com 그래서 오다와라에 갔을때 들러봤습니다. 최근에 생겨서 … -
인터넷사회의 유산으로 보존되는 아오이이케青い池
인터넷사회의 유산으로 보존되는 아오이이케青い池
2020.08.28홋카이도北海道의 비에이美瑛에는 青い池아오이이케 = 푸른 연못이란 관광지가 있습니다. 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중국인들에게 근 반향을 일으켜서 중국인들이 찾게되고 그리고 한국인들도 이 푸른 연못을 보기위해 비에이를 꼭 가봐야하는 관광지로 꼽죠. 덕분에 커다란 주차장도 새로 생기고 지역 사회도 모이는 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푸른 연못의 사진은 인스타를 통해 엄청 퍼졌구요. 사실 아이오이케는 근처 냇가를 정비하면서 물을 막아 생긴 웅덩이인데요. 이 곳은 알루미늄성분이 많아 물이 더 푸르게 보인다고 해요. 그 물이 고여서 농도가 높아지니 더 푸르게 보이는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기 나무들은 백화현상으로 죽고 점점 중금속(?)의 웅덩이가 되버렸죠. 다만 문제는……직접보면 돌아다니는 …
댓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